NEXT라는 공간에서 우리가 다시 배우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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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공간은 처음 발을 들여놓는 순간부터 공기가 조금 다르게 느껴집니다. NEXT도 그런 곳이었습니다. 아주 조용한데, 또 묘하게 살아 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벽 한쪽에 빼곡히 붙은 메모들, 정리되지 않은 데이터 그래프, 그리고 책상 위에 아무렇게나 올려진 인터뷰 녹취 파일… 어쩌면 이런 작은 어수선함이 이 연구소의 진짜 얼굴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회를 연구한다는 건 결국 ‘사람’을 다루는 일이고, 사람은 늘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으니까요.

NEXT에서 시작되는 질문들

NEXT의 연구자들은 늘 질문을 먼저 꺼냅니다. “왜 이 현상은 갑자기 생긴 것처럼 보일까?” “데이터와 현장이 왜 서로 반대로 말할까?” “우리가 놓친 감정은 무엇이지?”

이 질문들은 가끔 너무 크고 막연해서 답을 찾기보다 그 물음 자체를 오래 붙들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붙잡음이 시간이 지나면 어느새 작은 통찰을 만들곤 합니다.

예전에 사회부 기자 출신 연구자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사람들은 자기 이야기를 할 때 눈을 자주 피합니다. 그런데 거기 진짜 답이 있어요.” 저는 그 말을 NEXT에서 여러 번 떠올렸습니다. 숫자보다 어색한 침묵이 더 많은 걸 말해주는 순간들이 있으니까요.

연구는 숫자의 싸움이 아니었다

사회과학을 잘 모를 때는 연구라는 게 결국 그래프와 표를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NEXT에서 본 건 전혀 달랐습니다.

예를 들면, 플랫폼 노동자의 휴식 경험을 조사한 프로젝트가 있었습니다. 설문에서는 업무 만족도가 “보통”이라고 나왔는데, 인터뷰에서는 같은 참여자가 “사실, 가끔은 너무 힘들어서 아무도 모르는 길가에 그냥 앉아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 간극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NEXT는 이 둘 중 하나를 맞다고 하지 않습니다. 둘 다 진실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연구자들은 그 간극을 들여다보는 데 훨씬 많은 시간을 씁니다. 숫자가 말해주지 못한 감정을 찾고, 감정이 설명하지 못한 구조를 데이터로 다시 확인합니다.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연구한다는 것

NEXT가 서울 중심부에 있는 이유도 어쩌면 이런 “사이의 감정”을 포착하기 위해서인 것 같습니다. 도시의 속도는 빠르고, 사람들의 표정도 자주 바뀌고, 어느 지역보다 데이터의 흐름도 활발합니다.

도시 연구에 관한 좋은 자료들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 도시의 감정 지형을 분석한 여러 논문들은 도시가 단순히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감정과 기억이 쌓인 사회적 구조라고 설명합니다 (참고 자료). NEXT는 이런 관점과도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여기서는 지하철 속 작은 불만, 카페에서 들리는 짧은 대화, 온라인 커뮤니티의 익명 글까지 모두 하나의 연구 실마리가 되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진짜로 무슨 고민을 하고 있을까?” 이 질문은 늘 다음 연구를 불러옵니다.

우리가 자주 놓치는 이야기들

NEXT의 연구를 따라가다 보면 사람들이 흔히 말하지 않는 감정들이 튀어나오곤 합니다.

예를 들어, 공공 서비스 이용 경험을 조사한 연구에서는 민원을 넣지 않은 사람들이 왜 ‘말하지 않았는지’에 집중했습니다.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말하지 않음”이라는 행동도 중요한 사회적 신호입니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말한다고 달라질 것 같지 않아서요.” 이 문장을 들은 연구자는 노트북을 닫고 꽤 오래 가만히 있었다고 합니다. 데이터 분석보다 더 무거운 순간이었을 겁니다.

어떤 프로젝트에서는 기업 직원들이 ‘이직을 준비하는 마음’이 아니라 ‘퇴사하고 싶지만 버티는 이유’를 들여다본 적도 있습니다. 인터뷰 도중 참여자가 갑자기 울음을 터뜨린 적도 있었다고 합니다. 사회과학 연구가 감정을 다룬다는 게 무엇인지 그날 조금 이해하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NEXT의 연구자들이 가진 묘한 고집

NEXT 사람들은 조금 까다롭습니다. 나쁜 의미가 아니라, “쉽게 결론 내리지 않는 고집” 같은 겁니다.

회의 중에도 실무자들이 “이거 데이터로 증명할 수 있을까요?”라고 물으면 연구자들은 종종 이렇게 답합니다. “증명은 가능할지도 모르겠지만… 그게 진짜 이야기일까요?”

때로는 논문과 정책 문서를 모두 엮어서 몇 주간 답을 찾지 못하기도 하고, 예상과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와 연구 설계를 처음부터 다시 짜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집요함이 결국 NEXT의 프로젝트를 신뢰하게 만드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 결과가 깔끔하지 않아도, 그 안에 사람이 있다면 의미가 있으니까요.

프로젝트가 일상에 스며드는 순간

NEXT 연구자들은 연구를 하다 보면 일상에서 자꾸 연구 대상이 보인다고 말합니다. 식당에서 대기표를 뽑을 때, 버스에서 내리는 사람들의 표정, 온라인 쇼핑 후기의 말투까지.

어떤 연구자는 자신의 일상과 연구가 뒤섞이는 순간이 오히려 좋은 통찰을 준다고 말했습니다. 연구는 책상 위에서만 태어나는 게 아니라는 뜻이겠죠.

NEXT가 앞으로 궁금해하는 것들

이 연구소가 다음으로 무엇을 고민하게 될까 상상해보는 것만으로도 꽤 흥미롭습니다.

  • AI가 추천하는 일상 속 선택은 우리 행동을 어떻게 바꿀까?
  • 청년 세대의 ‘조용한 불안’은 어떤 구조에서 오는 걸까?
  • 디지털 공간의 갈등은 오프라인에서 어떻게 확대될까?
  • 노동의 의미는 앞으로도 지금과 같을까?

NEXT는 이런 질문들을 정답을 내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회가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지 함께 감지하기 위해 던집니다.

함께 일해본 사람들의 한마디

NEXT와 협업했던 기관들은 예상보다 깊은 피드백을 받았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눈감고 있던 부분을 연구자들이 짚어줬어요.” “설문 결과는 알겠는데… 사람들의 마음까지 알게 된 느낌?” “보고서가 아니라 관점 자체를 새로 준 프로젝트였습니다.”

NEXT가 하는 일은 결국 조직과 사회가 스스로 자기 얼굴을 다시 들여다보도록 돕는 일 같습니다. 변화는 밖에서 오는 게 아니라 내부에서 질문이 바뀔 때 시작되니까요.

NEXT를 만든 사람들의 진짜 바람

연구자들의 가장 큰 바람은 이곳의 연구가 사회를 단숨에 바꾸는 것이 아닐 겁니다. 그건 너무 큰 욕심이고, 사실 누구도 그런 능력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대신 NEXT는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아주 작은 변화라도 계속 붙들어보려고 합니다.”

누군가의 말하기 어려운 경험을 기록하고, 숫자 뒤에 숨은 맥락을 찾아내고, 현장에서 가능한 대안을 설계하고, 그 과정에서 조금씩 나아지는 방향을 찾는 것. 이게 NEXT가 세상에 던지는 방식입니다.

사회 연구의 다음을 향해

NEXT는 완성된 답을 가진 연구소가 아닙니다. 오히려 질문을 더 많이 만들어내는 쪽에 가까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미완성의 상태가 NEXT의 강점입니다. 고정된 이론보다 끊임없이 변하는 사회를 따라가려면 연구도 유연해야 하니까요.

여러분이 지금 어떤 문제를 바라보고 있는지, 어떤 현상에 답답함을 느끼고 있는지, NEXT는 그것을 함께 탐색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혹시 작은 질문 하나가 마음에 남아 있다면 그걸 들고 NEXT를 찾아가 보세요. 말이 정리되지 않아도 되고, 근거가 부족해도 괜찮습니다.

NEXT는 늘 그 질문에서 시작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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